디지털 아티스트 한우주(남애영)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마포구 지음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Colorful Moments : 계절의 변주》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제작한 디지털 아트 작품 40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연과 동물, 인물과 일상의 풍경을 소재로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와 성장, 서로 다른 존재들의 관계와 공존을 다채로운 색채와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전시 제목인 ‘Colorful Moments’는 삶을 이루는 다양한 순간을 의미한다. 작가에게 계절은 자연의 변화이자 인간이 살아가며 경험하는 시간과 감정의 은유다.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듯 인간 역시 새로운 만남과 선택, 기다림과 변화의 시간을 지나며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간다. ‘변주’라는 표현에는 서로 다른 경험과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삶의 모습이 담겨 있다.
한우주는 감정과 관계, 자연과 생명의 공존을 주요 주제로 작업해 왔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람과 동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에서 인간의 내면과 닮은 감정을 발견하고 이를 시각적 이미지로 발전시킨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편집 도구를 활용해 선명한 색채의 팝아트부터 부드러운 색의 번짐과 회화적 질감을 살린 풍경, 기하학적 구성과 상징적 이미지를 결합한 초현실적 표현까지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프랑스 툴루즈 WOORI Festival Art Wall, 일본 우에다 시립 미술관 K-Art Global Project Japan, 2025 서울아트쇼, 서울콘 AI전람회 등에 작품을 선보였다. 2026년 제8회 히즈 아트페어 AI 특별관에서는 특선을 수상했다. 아트북과 동화책, 컬러링북을 출간하며 시각예술을 출판과 교육으로 연결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표현 방식과 분위기에 따라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제1관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색면을 활용한 동물 소재의 팝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선글라스를 쓰거나 헤드폰을 착용한 동물들의 모습에는 호기심과 설렘, 자신감 등 일상에서 경험하는 감정이 담겨 있다. 친숙한 동물의 표정과 몸짓에 상상력을 더하고 간결한 윤곽선과 장식적인 패턴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표현했다.
제2관에서는 자연과 계절, 인물과 일상의 장면을 중심으로 서정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나무와 꽃, 바다와 하늘처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에서 생명의 지속성과 성장의 의미를 찾는다. 색채의 점진적인 변화와 형태의 반복, 화면의 분할과 여백을 활용해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을 시각화했다. 두 공간은 표현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각자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이 관계를 맺고 변화한다는 공통된 주제로 연결된다.
대표작 〈사계의 결〉(2026)은 하나의 화면을 네 개의 수직 구획으로 나누어 사계절을 표현한 작품이다. 각 구획에는 서로 다른 계절의 풍경이 펼쳐지지만 중앙의 나무는 경계를 가로지르며 하나의 존재로 이어진다. 노란빛과 연두빛, 붉은빛과 푸른빛으로 변화하는 색채는 각기 다른 시간을 보여 주면서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 작품은 생성형 AI로 제작한 디지털 이미지를 한지에 출력했다는 점에서도 특징적이다. 한지 특유의 섬유질과 은은한 표면 질감은 디지털 이미지의 색채와 결합해 수채화와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작가는 계절이 바뀌어도 하나의 나무로 이어지는 모습을 통해 변화하는 시간 속에서 축적되는 삶의 경험과 기억을 표현하고자 했다.
〈제주로의 쉼〉(2026)은 제주의 자연과 그 안에 남아 있는 역사적 기억을 팝아트의 시각 언어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대담한 색채와 조각난 패턴으로 표현된 제주말은 과거의 기억을 품고 살아가는 생명의 강인함을 상징한다. 화면 속 등대는 희망의 방향을 가리키고 유채꽃과 푸른 바다는 생명력과 평화의 이미지를 전한다.

작가는 제주를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바라보기보다 풍경 속에 남아 있는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함께 생각하고자 했다. 밝은 색채에는 역사적 아픔을 지우기보다 기억을 간직하면서 회복과 평화의 가치를 이어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또 다른 대표작 〈기분 어때?〉(2026)는 파란 강아지와 노란색 원형 선글라스를 중심으로 일상의 감정을 유쾌하게 표현한 팝아트 작품이다. 코발트블루와 노란색의 강한 대비, 분홍색 의상과 주변의 꽃무늬는 경쾌한 시각적 리듬을 만든다. 작품의 제목은 타인에게 건네는 인사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한우주의 창작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장면과 감정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와 이야기를 구상한다. 이후 ChatGPT와의 대화를 통해 구도와 색채, 인물의 표정과 몸짓 등을 구체화하고 미드저니(Midjourney)에서 다양한 이미지를 생성한다.
생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완성작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여러 결과물을 비교하면서 작품의 의도에 맞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구도와 색채를 반복해서 조정한다. 필요한 경우 캔바(Canva)와 포토샵(Photoshop)을 활용해 명암과 형태, 세부적인 배치를 보완한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덜어 낼지 판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로 다른 소재와 표현 방식을 활용하면서도 개별 작품의 성격을 유지하고 전시 전체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 이번 작업의 주요 과제였다. 예상하지 못한 이미지 생성 결과가 새로운 구상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최종적인 표현은 작품의 주제와 의미를 기준으로 결정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AI 기반 예술에서 창작자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생성형 AI가 다양한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더라도 주제를 설정하고 이미지를 선별하며 작품의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에는 작가의 지속적인 선택과 판단이 개입한다. 한우주는 기술 자체보다 작가가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려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개인전을 계기로 작가는 정적인 이미지에 움직임과 시간의 흐름을 더하는 영상 작업과 여러 작품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는 연작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문학적 표현을 시각예술과 결합하고 이를 출판물로 발전시키는 작업 역시 이어갈 계획이다.
한우주는 관람객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정해진 방식으로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자유롭게 감상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밝은 동물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발견하거나 계절의 풍경에서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는 것처럼 작품의 의미는 관람객의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전시 정보 | Exhibition Information
전시명 (Exhibition Title) | 《Colorful Moments : 계절의 변주》
전시 기간 (Dates) | 2026년 10월 31일(토) ~ 11월 3일(화)
전시 장소 (Venue) | 지음갤러리, 서울 마포구 동교로 1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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