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아티스트 마태광(Arior)이 10월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지음갤러리에서 개인전 《What is your position?》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AI를 활용해 제작한 평면 작품 22점과 영상 작품 1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급변하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와 삶의 방향을 질문하며 빛과 바람, 파도 등 자연의 이미지를 통해 개인의 경험과 내면의 사유를 시각화했다.
전시 제목인 ‘What is your position?’은 상황에 따라 ‘당신의 위치는 어디인가’, ‘당신은 어떤 입장인가’ 또는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작가는 이처럼 하나의 문장이 여러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회적 지위나 직업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데 익숙한 현대인에게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다.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작가는 AI 기술의 발전과 국제사회의 변화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혼란을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연결했다. 특히 인간을 거대한 시스템의 작은 부품이나 게임 속 비플레이어 캐릭터(NPC)에 비유하는 시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가 이번 작업의 주요 관심사다.
작가는 서울 용산에서 카페 갤러리 ‘Dear ARK’를 운영하며 전시와 북콘서트, 공연, 글쓰기 및 그림책 수업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기획해 왔다. 오랫동안 문학과 예술을 향유하던 그는 문화공간 운영을 계기로 직접 창작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AI 아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DDP 전시와 AI 관련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 왔다.
그에게 생성형 AI는 완성된 작품을 대신 만들어 주는 도구라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이미지로 구체화하는 협업 대상이다. 작가는 AI와의 관계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는 ‘좋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특히 글과 이야기로 구상한 장면을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작 방식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빛의 사유’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빛은 어둠이나 고통을 지워 버리는 장치가 아니라 그 안에서도 지속되는 삶의 움직임과 희망을 나타낸다. 작가는 바람과 파도, 인물의 몸짓을 통해 순간의 감정과 자연의 흐름을 표현하고 그 사이에 스며드는 빛을 통해 위로의 감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전시는 두 공간의 흐름을 고려해 구성됐다. 1관에서는 감정이 점차 상승하고 고조되는 과정을 몸의 움직임과 빛, 바람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2관에서는 감정의 절정과 그 이후의 변화를 다룬다. 작품들은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지만 해석은 관람객에게 열어 두었다. 작가는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전시의 흐름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대표작 〈산, 들, 바람 그리고 너 1〉(2026)은 기술 중심의 세계에서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의미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삶에서 경험한 좌절과 회복의 순간을 떠올리며 인간을 무가치한 존재로 환원할 수 없다는 생각을 작품에 담았다. 특히 깨진 유리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이루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개인의 상처와 경험 역시 다른 사람의 삶과 연결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또 다른 작품 〈산, 들, 바람 그리고 신부〉(2026)에는 작가의 종교적 신념과 개인적 고백이 반영됐다. 인물의 머리 뒤로 펼쳐지는 파도는 신부의 면사포를 연상시키며 입가를 감싸는 물결은 살아 있는 존재의 숨을 상징한다. 작가는 이를 성령과 바람, 숨의 의미를 지닌 ‘루아흐(Ruach)’와 연결해 설명했다. 자연의 움직임을 통해 신앙적 경험과 생명의 감각을 함께 표현한 작품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작업은 여러 생성 이미지 사이에서 일관된 시각적 언어를 찾는 일이었다. 생성형 AI는 다양한 결과물을 빠르게 제시하지만 작가가 의도한 감정과 서사를 정확하게 구현하는 이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는 지속적인 판단과 수정이 필요했다. 마태광은 특히 작품마다 빛의 성격과 분위기를 통일하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유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밝혔다.

창작 과정에는 문학과 일상의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작가는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과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비롯한 여러 문헌을 읽으며 전시의 방향을 구상했다. 이후에는 책에서 얻은 사유를 일상으로 확장했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와 서로 다른 삶의 태도를 관찰하며 작품 속 질문을 구체화했다.
마태광 작가의 작업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예술에서 기술과 작가의 역할을 함께 생각하게 한다. 이미지 생성 기술이 창작의 일부를 담당하더라도 무엇을 표현할지 결정하고 수많은 결과물 가운데 자신의 의도에 맞는 이미지를 선택하며 작품의 흐름을 구성하는 일은 작가의 몫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선택과 구성의 과정이 개인의 경험 및 세계관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오랫동안 미뤄 두었던 창작에 대한 두려움도 돌아보게 됐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10여 년 전부터 구상해 온 동화 〈나는 우주먼지인가요〉를 마무리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간의 존재와 가치를 묻는 이번 전시의 문제의식은 그가 오랫동안 품어 온 문학적 관심과도 맞닿아 있다.
마태광 작가는 관람객들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삶을 이루는 반짝이는 조각들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What is your position?》은 기술의 변화 속에서 인간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묻는 동시에 각자가 지나온 시간과 현재의 삶을 돌아보도록 이끄는 전시다.
전시 정보 | Exhibition Information
- 전시명 ((Exhibition Title): 《What is your position?》
- 전시 기간 (Dates): 2026년 10월 23일(금) ~ 28일(수)
- 전시 장소 (Venue): 지음갤러리 (JIEUM Gallery), 서울 마포구 동교로 144-14
- 관람 시간 (Opening Hours): 오전 11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 오프닝 리셉션 (Opening Reception): 10월 24일(토) 오후 5시 ~ 7시
브릿지프레스 편집부 | Bridge Press Editorial Team
contact@bridge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