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거울 삼아 마주한 선택의 감각, 김가령 작가의 기록
『AI, 나를 찾아오다』에 참여한 김가령 작가는 생성형 AI와의 작업을 통해 기술이 아닌 자신의 감각과 선택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고 밝혔다.

『AI, 나를 찾아오다』에 참여한 김가령 작가는 생성형 AI와의 작업이 기술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질문을 매개로 자신의 감각과 태도를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AI 활용서가 아니라 질문을 매개로 스스로를 마주한 한 작가의 내면 기록이다.
김 작가가 처음 AI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것은 작업을 돕는 도구에 가까웠다. 그러나 작업을 반복할수록 AI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던지는 존재로 다가왔다. 어떤 색을 원하는지, 어디까지가 자신의 선택인지 묻는 질문 앞에서 그는 기술보다 먼저 자신의 감각과 태도를 마주하게 됐다. 그 경험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AI, 나를 찾아오다』의 출발점이다.
책 속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문장으로 김 작가는 “AI가 나를 대신해 만든 것이 아니라 내가 나 자신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라는 문장을 꼽는다. AI를 통해 더 빠르게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왜 이 이미지를 선택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 과정이 작업 전반을 관통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속도를 얻는 대신 질문을 얻게 되었고 그 질문은 창작의 방향을 바꿨다.
AI를 접하기 전에는 ‘잘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후에는 ‘왜 만들고 있는지’를 묻는 시간이 늘어났다. 선택지가 많아진 만큼 결정의 책임도 작가에게 돌아왔고 작업은 효율적이면서도 동시에 느려졌다. 이 변화는 작업 방식에 그치지 않고 일을 대하는 태도와 삶의 리듬까지 바꾸어 놓았다.
이번 작업을 통해 그는 스스로의 성향도 새롭게 발견했다. 생각보다 색에 대해 보수적이며 완성보다 여운을 중시한다는 사실이었다. 컬러 작업을 하면서도 다시 흑백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던 순간들 속에서 그는 자신의 조용한 감정과 절제된 선택을 인식하게 됐다. 이는 AI가 알려준 답이 아니라 AI와의 대화 속에서 스스로 발견한 모습이었다.
김 작가는 AI를 어렵게 느끼는 이들에게 기술을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무엇을 맡기지 않을지를 먼저 정해보라고 조언한다. 기술은 익히면 되지만 선택과 감각은 스스로 정의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이다. AI는 대신 느껴주지 않으며 느끼는 일만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라는 믿음이 그의 작업 전반에 깔려 있다.
『AI, 나를 찾아오다』는 김가령 작가에게 전환점이자 기록으로 남을 책이다. AI 사용법을 안내하는 책이 아니라 AI를 통해 자신의 태도를 처음으로 명확히 인식한 시점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펼쳤을 때 그는 “그때는 아직 조심스러웠지만 방향은 분명했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 전했다.
이 작품은 AI에 대한 책이 아니라 AI를 거울 삼아 자신을 들여다본 한 작가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