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마주한 배움의 기록, 인간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AI, 나를 찾아오다』에 참여한 허성희 작가는 AI와의 만남이 배움의 방식과 창작의 태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기록했다.

AI를 처음 마주했을 때 그는 기술보다 먼저 인간의 역할을 떠올렸다. 그 순간 떠오른 질문은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 아니었다. 인간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AI, 나를 찾아오다』에 참여한 허성희 작가는 AI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하며 이 책이 기술 활용을 넘어 한 개인의 배움과 사유의 변화 과정을 기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AI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계기는 팬데믹 이후 비대면 교육이 일상화되던 시기였다. 교사와 학습자 사이의 연결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 그는 강의 교안을 준비하기 위한 보조 도구로 AI를 접했다. 그러나 사용 경험이 쌓일수록 AI는 단순한 업무 지원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언어로만 머물던 사유가 이미지와 구조를 갖춘 형태로 빠르게 구현되는 과정은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프롬프트 몇 줄로 상상 속 장면이 시각화되는 경험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배움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말한다. AI는 정답을 제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질문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존재였고 지식을 쌓는 학습에서 사유를 확장하는 배움으로 인식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질문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AI 시대의 핵심 역량이라는 깨달음도 이 과정에서 얻었다.
『AI, 나를 찾아오다』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그는 완벽주의에서의 이탈을 꼽았다. 혼자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 대신 AI와 함께 만들어간다는 협력의 감각이 자리 잡으면서 창작 과정은 한층 자유로워졌다. 그는 AI를 거울이자 동행자로 정의한다. 자신의 생각을 비추는 동시에 미처 보지 못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존재라는 의미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창작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오랫동안 언어 중심의 사고를 해왔던 그는 AI를 통해 이미지로 생각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글과 그림이 분리된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의 사유 체계로 연결되는 순간 그는 자신 안에 잠재해 있던 또 다른 창작자의 면모를 인식하게 됐다. AI에 대한 두려움 역시 이 지점에서 전환됐다. 기술이 자신을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는 기술과 함께 자신을 확장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책에 실린 글에서 그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시대에도 인간의 중심에는 감정이 있다는 점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공감과 이해의 능력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며 그것이 진정한 지능이라는 믿음이 글 전반에 담겨 있다. 글쓰기 과정에서 AI는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의 리듬을 점검하는 역할을 했지만 마지막 문장은 언제나 사람이 써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책이 변화의 속도 앞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을 느끼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움은 중단된 적이 없으며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감정과 기억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AI와 함께 더 깊이 탐구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인간 내면의 흔적을 예술로 풀어내는 과정에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다.
그에게 배움은 한 단어로 ‘깨어남’이다. 스스로를 다시 깨우고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AI 배움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그는 두려움보다 먼저 이야기를 건네보라고 조언한다. 완벽한 명령문보다 진심 어린 질문이 더 큰 가능성을 연다는 믿음 때문이다. AI와 함께 다시 배우고, 다시 창작하며, 다시 꿈꾸는 삶. 『AI, 나를 찾아오다』는 그 여정을 담은 현재진행형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