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AI, 이른바 챗GPT를 만난 지 벌써 3년이 흘렀다.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 AI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서늘해지는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나만 멈춰 선 듯한 감각 하지만 우리는 이 기술의 파도를 피하려 애쓰기보다 그 파도를 탈 배를 만드는 법에 집중해야 한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기술과 친구가 되는 과정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전환점이다.
기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AI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에는 수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거대한 흐름임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 10여 년 만에 우리의 일상이 완전히 바뀌었듯 AI 역시 사회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이제는 미디어와 디지털 리터러시에 더해 AI 리터러시는 필수가 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AI 관련 강의와 교육 과정이 생기고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있다. 그러나 진짜 중요한 것은 기술을 배우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읽고, 이해하고, 활용하는 힘이다. 기술의 표면을 아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그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 AI 시대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다. 바로 ‘성장 마인드셋’이다. 심리학자 캐롤 드웩(Carol Dweck)은 성장 마인드셋을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과 학습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고 설명한다.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타인의 성공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런 태도는 기술이 빠르게 진화하는 환경에서 스스로를 계속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반대로 고정 마인드셋은 능력이 변하지 않는다고 믿고 실패를 능력 부족의 증거로 여긴다. 이런 사고방식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우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을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그 경험을 학습의 기회로 삼지만 고정 마인드 셋을 가진 사람은 그 경험을 포기할 이유로 삼는다. AI 시대에는 성장 마인드 셋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 환경을 헤쳐 나가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챗GPT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넘어선다.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한계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AI의 답변이 항상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태도는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교육 현장에서도 이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사내 해커톤을 열어 직원들이 AI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직접 만들어 보도록 독려하고 개인들도 업무 자동화 도구나 학습용 AI 튜터를 활용해 시간을 절약하고 역량을 키우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생들에게 AI를 활용해 글을 쓰게 하고 그 결과물을 서로 비교·토론하게 한다. 이렇게 학생들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학습 파트너로 인식하고 그 한계와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기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로 AI 도구를 실무에 접목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기술을 활용할 배를 만들고 파도를 타는 것이다. 그 첫 걸음은 성장 마인드 셋을 갖추는 데서 시작된다. 두려움 대신 호기심으로, 회피 대신 학습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기술의 파도 위에서 더 멀리, 더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지금까지 이야기한 성장 마인드 셋과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는 결론이다.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잡는 열쇠다.
지금 바로 해보자! 실행만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이다. AI 도구 하나를 골라 직접 사용해 보고, 그 결과를 친구나 동료와 공유해 보자. 작은 실험에서부터 배움이 시작된다. 오늘의 시도가 내일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더 나아가, 배운 것을 글이나 영상으로 기록해 다른 사람과 나누자. 나눔은 또 다른 배움을 불러오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든다.
브릿지프레스 칼럼니스트 허성희 | 한국북네트웍스 대표, 디지털콘텐츠 융합 코치